머리맡 배게 같은 고전(古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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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6(목) 09:29
시사칼럼
머리맡 배게 같은 고전(古典)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장 김현국
  • 입력 : 2022. 07.28(목) 10:51
  • 헤럴드신문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장 김현국
[헤럴드신문] 고전(古典)은 사전적 의미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높이 평가된 저술 또는 작품을 일컫기도 하고, 서양에선 2세기 이래 그리스·로마의 대표적 저술을 지칭하기도 한다.

인류 역사 이래 수많은 작품들이 쓰여지고 읽혀왔는데 시대를 뛰어넘어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고전에 대해서 ‘사람들이 칭찬하지만 읽지 않는 책’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나는 경쟁적으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글을 모르는 사람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명언도 남겼다. 하지만 나에겐 고전은 읽지 않는 책이 아니라 읽어내지 못하는 책들이었다.

내 경험상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여러번 도전하면서 몇페이지를 못넘기는 이유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과 너무나 이질적인 기후, 역사, 가치관, 사회시스템 등으로 인해 배경지식이 전혀 없거나, 번역이 정말 내 취향이 아니거나. 어쩌면 내 관심 분야가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주 언급되는 고전들을 외면하기엔 왠지 모르게 읽지 않으면 사람 구실을 못할 것 같거나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사는 것 같아서 자꾸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고, 죽을 때까지 무지개를 잡듯 계속 손을 뻗게 되는 그런 분야이다.

그러면 어떤 책들이 읽을 만한 고전으로 거론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져서 서귀포시 도서관 사서들과 함께 작업해 보았다. 다양한 대학과 기관에서 추천하고 있는 고전들을 망라해 보고, 많이 언급되고 추천되는 책들 순으로 나열해 보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단순히 추천된 횟수의 나열이지 읽어야 하는 순서는 결코 아니다. 그 중에서 내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은 한 권일 수도 있고 여러 권일 수도 있고,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칭찬하지만 읽지 않는 책’들이 아마 맞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의미가 있는 것은, 여러 곳에서 추천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추천된 책이라는 것이고, 읽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가을이 되어야 완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 주변에 있는 책꽂이에는 그런 책들이 반드시 한권씩은 꽂혀 있을 것이다. 길고 긴 인생길 나침반으로 쓸만한 고전이라는 책.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못 읽으면 머리맡 배게로나 쓰지요.


헤럴드신문 hrd299@naver.com